‘분양 사기’로 시끌벅적한 검단지식산업센터…이번엔 ‘시행사-관리公’ 배임 논란 ⓶
‘분양 사기’로 시끌벅적한 검단지식산업센터…이번엔 ‘시행사-관리公’ 배임 논란 ⓶
  • 유준상 기자
  • 승인 2020.02.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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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의 전기시설 증축은 분양 위한 ‘미끼’였나, 입주자의 ‘요구’였나

검단지식산업센터 ‘블루텍’ 시행사와 수분양자인 가상통화 채굴업자 간에 ‘분양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는 ‘전기 인입 시설 설치’ 논란이다. 시행사 이안뷰디앤씨는 2017년 12월 10일 29억원을 들여 신화전기와 ‘전기시설 증축 계약체결’을 했다. 블루텍 건물 옥상에 6개의 일반용 전기시설(총 2만kw)을 증축하는 대규모 공사다.

시행사는 입주를 앞둔 가상통화 채굴업자들이 채굴기(컴퓨터)를 원만하게 가동하기 위해 기존 시설 이외 추가적으로 ‘전기 인입 공사’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2017년 6월부터 9월까지 블루텍에 채굴업자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기존 2만kw급 전기가 소진이 됐다”며 “그래서 11월 말에 W업체의 오진현 대표가 찾아와 추가 2만kw 전기 인입 공사를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그해 12월 신화전기와 2만kw 일반용 전기 시설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에 공사를 개시했다”며 “오씨의 요청 전에는 채굴업이 전력을 많이 먹는 사업인지도 몰랐기에 전기 시설를 들여오겠다는 홍보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씨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시행사가 이미 그해 9월부터 집중적으로 블로그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인천 검단지식산업센터 블루텍에 추가 전기 인입 시설 2만kw를 확보할 예정’이라는 분양 홍보성 글을 게재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시행사가 2017년 9월 17일자로 게재한 홍보글에는 “문의가 많아 채굴장 찾으시는 분들은 서두르셔야 한다. 채굴장 전용 지역을 지정해 2만kw를 증설한다”고 명시돼있다.

홍보글은 당초 시행사 측에서 오씨가 전기 인입을 요청한 시점이라고 밝힌 2017년 11월보다 2개월이나 앞선 시점이다. 게다가 증설 규모를 ‘2만kw’로 잡은 것도 시행사가 미리 계획했던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기 인입 공사는 검단지식산업센터 입주자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단지식산업센터장은 “지식산업센터는 집합건물이기 때문에 공용공간에 특정시설을 설치하려면 전체 입주자들로부터 총회나 투표로 승인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시행사는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이를 근거로 시행사가 가상통화 채굴업자들을 대상으로 분양을 유도하기 위해 시설을 유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도적이고 조급하게 추진되었던 전기 인입 공사는 시행사가 분양 실적이 저조한 10층과 11층을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에게 털어내려고 했던 정황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관리公 “산업부 공문에 명확한 지침 없었다”며 시행사 분양 강행 ‘수수방관’
법조인 “당초 시행사의 조건과 다르면 입주자에게 잔금과 계약금 돌려줘야”

오씨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전기 인입 시설까지 설치한 해당 사업장에서 ‘채굴을 할 수 없다’는 황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정부의 가상통화 채굴업 규제 때문이었다. 가상통화를 발행해 얻는 수익을 개인이 가져가는 채굴업은 국가 산업 육성을 위해 운영되는 산업단지 및 지식산업센터의 취지에 맞지 않은 점을 이유로 입주 단속이 시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상통화 채굴업의 산업단지 불법 입주 단속 이행 협조요청’ 공문을 2017년 12월(1차 공문), 2018년 2월(2차 공문)과 4월(3차 공문) 등 세 차례에 걸쳐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

그런데 검단산업단지관리공단은 인천광역시로부터 세 차례 받은 공문 중 1, 2차 공문을 이안뷰디앤씨(시행사)에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공단 관계자는 “1, 2차 공문에서는 가상통화 채굴업 규제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그 범위를 산단 내 개별 공장이라고만 표기해 지식산업센터가 포함되는지 여부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해당 공문을 시행사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산업부 1차 공문을 확인한 결과 ‘(규제가)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의심 지역에 대한 점검과 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단속해야 한다’, ‘의심 지역 등에 대한 현장점검 실적과 조치결과, 향후 계획 등을 산업부에 통보해주길 바란다’고 명시돼있었다.

‘지식산업센터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구도 없었고, ‘의심 지역에 대해 점검을 이행하라’는 분명한 지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공단은 이를 시행사에 발송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 ‘업무 배임’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씨는 “공단은 명확한 지침이 없어서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시행사가 논란이 다분한 분양을 진행하게끔 방임하면서 입주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산업단지관리공단 오관묵 관리부장은 2017년 12월 1차 공문 발송 전 이미 실사를 통해 블루텍 내 가상통화 채굴업체가 입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시행사는 3차 공문을 수취한 이후에도 분양을 계속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3차 공문에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상 가상통화 채굴업은 정보통신산업에 해당되지 않아 지식산업센터에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명시했다.

시행사 대표는 “2018년 4월에 산업부 3차 공문을 받은 건 맞지만 그해 7월에 통계청에서 산집법이 명시한 산업분류 코드상 정보통신산업에 가상통화 채굴업이 포함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며 “엄연히 법이 있는데 산업부가 임의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부분이라 본다. 특히 공문은 행정처분이 아니라 행정심판, 행정소송 대상도 아니어서 법이 아닌 산업부 공문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3차 공문의 내용을 확인한 시점에는 분양계약이 대부분 완료되고 잔금 입금만 남아 진행되고 있었다”며 “공문을 받았더라도 이미 분양계약을 마치고 입주가 진행됐기 때문에 하자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통계청이 분류하는 산업코드와 산업체가 분류하는 산업 종류 방식은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며 “지식산업센터나 산업단지관리공단을 규제할 수 있는 상위 기관이 산업부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산업부가 규제 권한이 있으니까 공문을 보낸 건데 본인들이 판단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행사는 계약을 하면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데 하자가 있거나 당초 계약 조건과 다를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판례가 많이 나와 있다”며 “보통 계약금보다 잔금 액수가 더 크기 마련이다. 입주자들은 채굴하려고 들어온 사람들인데 홍보 내용과 달리 채굴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잔금을 받지 말고 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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