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10주기… 경찰 조사결과는 나왔는데 검찰 진상규명은 ‘흐지부지’
용산참사 10주기… 경찰 조사결과는 나왔는데 검찰 진상규명은 ‘흐지부지’
  • 안경선 기자
  • 승인 2019.01.21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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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용산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사망한 ‘용산참사’가 10주기를 맞이했다.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는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가 진행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 등 150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추모제에 모인 유족과 철거민은 국화꽃을 희생자의 묘소에 헌화하며 추웠던 10년 전 그 날을 떠올렸다. 용산참사 생존자인 김창수 씨는 “해마다 이 자리에 서지만 참 먹먹합니다. 함께 망루에 올랐던 저희들 10년 전 그 망루, 불구덩이 속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지난 날의 아픔을 토로했다.

지난 2009년, 용산 재개발에 반대하는 철거민 시위 진압 과정에서 화재로 인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무리하게 작전을 강행했다는 경찰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책임자의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검찰 진상조사는 참사 당시 수사본부 출신 검사들의 외압 의혹이 제기되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당시 수사팀이 조사 결과를 보고 민·형사상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력을 행사하면서 진상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날 추모제에서 유족과 철거민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김 씨는 “왜 그 절벽에 우리를 서게 했는지, 또 그 사실들을 왜 숨기려 했는지,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답해야 합니다.” 라며 청와대가 직접 나서 외압설을 확인하고 독립 기구를 통해 제대로 진상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유족 측으로부터 접수한 외압 진상규명 요청을 민정비서관실에 전달했다”며 “민정비서관실에서 유족 및 조사단 등에서 언급한 외압 의혹을 조사한 뒤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혀 10년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던 ‘용산참사’의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 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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