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서 또 벌어진 대통령 외교 의전 사고… 왜 자꾸 반복되나? [이뉴스TV]
체코서 또 벌어진 대통령 외교 의전 사고… 왜 자꾸 반복되나? [이뉴스TV]
  • 안경선 기자
  • 승인 2018.11.3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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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외교행사에서 크고 작은 실수들이 잦은 가운데 또다시 체코 방문에서 혼선이 빚어져 대통령 의전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 참석차 지난 27일 5박 8일의 일정으로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첫 순방지인 체코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는 ‘원전 세일즈’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출발 전 기자들과 만나 “체코가 원전 추가 건설을 계획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의 강점을 충분히 전달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체코 도착 직후 “원전은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을 뒤집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으로 대통령조차 부재중인 체코를 방문해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비공개 회담을 가지고 원전에 대해 발언 했지만 강도는 예상보다 낮았다. 외교부 또한 지난 27일 공식 영문 트위터 계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등 순방 소식을 알리는 과정에서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Czechoslovakia)로 잘못 표기해 비난을 샀다. 1918년 합병한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1993년 1월 각각 분리 독립했다. 25년 전 분리된 국가를 우리 외교부가 혼돈해 외교적 결례를 범한 셈이다.

이처럼 반복되는 청와대의 의전 사고로 인해 이 전의 사고들 또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18일 평양 공동선언문 서명 당시, 문 대통령은 김종천 비서관으로부터 국산 네임펜을 건네받아 선언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만년필로 서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정상 간 서명에 고급 필기구가 아닌 네임펜을 사용한 것이 ‘국격’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직 의전장 출신 인사는 “중요한 문서에 서명을 할 때는 양측이 같은 형태의 펜을 사용해서 비슷한 굵기와 색깔로 서명의 모양새가 깔끔해지도록 한다”면서 “평양 회담 장면을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불만을 표시한 ‘의전 사고’도 있었다. 지난달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ASEM,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단체 기념사진 촬영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청와대는 당시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내려가는 와중에 생긴”일이라며 “아셈 의전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5일 싱가포르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13분간 그를 기다리며 참모진과 담소를 나누던 문 대통령이 잠시 눈을 감은 모습이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에 의해 공개 되면서 국격논란을 빚기도 했다.

의전 전문가들은 “의전에 대한 국민들 관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도 “현재는 스마트폰과 SNS가 보편화된 만큼 화면에서 보이는 대통령 동선에 보다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직 의전장 인사는 “의전 뿐만 아니라 경호와 취재 지원을 포함한 공보 파트까지 세 분야가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서는 현 청와대가 외교 의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비전문가들을 의전비서관실에 배치한 게 의전 논란을 야기한 하나의 요인이 됐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의 일정 전반을 책임지는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직권면직 되어 공석 상태여서 현재 진행 중인 마지막 해외 순방에 대해 ‘의전 실패’로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기존 의전비서관실 인력과 현지 외교부 인력 등이 함께하기 때문에 의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들어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외교 참사가 자칫 국격 훼손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어 향후 해외순방 일정이 청와대의 말대로 순탄하게 흘러갈지, 또다른 망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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