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 두고... "김정은 위인, 공산당이 좋아" vs “국가보안법 위반, 제정신 아냐" [이뉴스TV]
‘김정은 답방’ 두고... "김정은 위인, 공산당이 좋아" vs “국가보안법 위반, 제정신 아냐" [이뉴스TV]
  • 안경선 기자
  • 승인 2018.11.28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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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공동선언이 채택된지 두 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 남남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김정은은 공동선언 마지막에서 빠른시일내에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 하지만 공동선언 이후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한반도 비핵화 일정에 차질이 생기자, 답방 계획도 덩달아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북측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의사를 꾸준히 타진해왔다. 특히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당부하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의 온도차는 확실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김정은의 연내 서울 답방을 환영하는 집회와 이를 규탄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으로 구성된 백두칭송위원회는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연설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또 ‘남북정상 간 합의사항 이행으로 통일을 앞당기자’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기도 했다.

바로 건너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새벽당, 자유로정렬 등으로 구성된 보수단체 백두청산위원회가 '백두칭송위원회 규탄'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탈북자, 반북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백두청산위원회는 이번 집회에서 "백두혈통(김정은 일가)을 칭송하는 백두칭송위원회를 청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는 지난 16일 백두칭송위원회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EBS의 자회사인 EBS미디어가 김정은을 미화하는 입체퍼즐을 출시해 논란이 확산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해당 상품은 해맑게 웃고 있는 김정은의 모습과 함께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라는 수식어를 크게 적어 넣어 김정은을 소개했다. 네티즌들은 “아무리 평화 무드라도 EBS에서 이럴 필요가 있나”, “국제범죄자 취급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을”, “여태까지 했던 대남도발과 핵위협은 왜 없나” 등 비판 여론을 쏟아냈다. 반면 “평화 분위기 구축 부분을 조명한 건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등 옹호 여론도 소수 있었다.

정치권에서도 이념편향을 문제삼으며 공세를 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슨 빨치산 조직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더 이상 이념장사를 못하게 하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며 예산삭감과 인적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현재 EBS의 유시춘 이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나인 점, 장해랑 EBS 사장의 능력과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김정은 입체퍼즐을 기획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해서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한 ‘김정은 답방 환영 집회’에 대해 이언주 바른미래당 위원은 27일 SNS를 통해 “6.25 전쟁 당시 수많은 인사가 인민재판으로 즉결 처형되고 숙청됐다”고 운을 떼면서 “당시 더 잔인무도하고 악랄했던 건 남한에 있던 완장찬 좌익들이었다고 하니 끔찍한 시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런 철없는 집단들에게 북한이나 정신 나간 좌익들이 행한 악행을 똑똑히 보여주고 묻고 싶다”며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결코 원하지 않는 공산주의와 세습독재, 그리고 그런 체제와의 통일을 감히 이 나라의 번영에 눈곱만치도 기여한 적도 없는 철없는 이들이 그리도 원한다면 그들에게 북한으로 건너가 살 자유를 주자”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방문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다수 국민이 남북이 평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북한을 정상국가, 김 위원장을 훌륭한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 정권의 독재나 인권침해적 행태가 있고 그 체제에서 고통받은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있는 만큼 환영을 넘어서는 칭송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는 힘든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무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답방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고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단체명을 백두혈통을 떠오르게 하는 백두칭송위원회 등으로 짓는다든가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등의 주장은 일반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오히려 이같은 행보가 남남갈등을 조장해 통일 분위기 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인정해 임종석 비서실장부터 "평양 선언에 담긴 철도 착공식도 연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등 청와대를 중심으로 남북평화 무드를 고조시키는 것에 대비해, 북한에서는 지난 25일 한국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참여한 것에 대해 관영 선전매체를 통해 '명백한 배신'행위로 맹비난한 바 있어, 향후 남북관계에서 비핵화를 중심으로 한 평화구축 과정이 한국과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서로 다른 온도차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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